2010년 2월 4일 목요일

전국 시군에 삼성전자가 들어서면 균형발전인가? : 원안과 수정안에 갇힌 균형발전.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을 두고 갑론을박, 이제는 완전히 이전투구로 치닫는 분위기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인터넷 여러 공간에서도 정치인들의 담론구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원안과 수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

애초에 원안이 왜 제출되었는지도 생각하지 않으며,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 입장도 없다.

필자는 명백히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은 실패했다고 본다.

이유는 간명하다. 중앙정부 주도의 개발패러다임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이 없다. 지방정부가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할 재정능력이 없는 상태가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부처의 개발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내거는 사업에서 돈을 따내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돈따내기 경쟁을 벌인다. 그럼 이건 누가 하는 사업일까? 지방정부는 형식적으로 추진주체가 되지만 엄밀히 말해 중앙정부의 대리인 역할만 할 뿐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여전히 자기 예산을 지키려는 정부부처의 강력한 조직논리가 있다.

 

현 정부에서 참여정부의 사업방식에 대한 방식으로 제출한 것이 개발단위의 광역화, 이른바 광역경제권 전략이다. 하지만 이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이미 하나의 정치단위로 굳어진 지방정부들을 하향식으로 묶어내야 하기 때문에, 각 광역권 내에서 일어날 갈등은 불을보듯 뻔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정부주도 개발 프레임은 여전하다.


결국 균형발전이 무엇인지 다시 정의해야 할 때가 되었다. 개발의 평면적 균형상태가 균형발전일까? 이것이 균형이라면 굳이 이름붙여 사업을 벌일 것이 아니라 지방민들에게 현금으로 쥐어주면 된다. 지방기업에게도 사업자금을 대주면 된다. 왜 애꿎은 강을 파내고 갯벌을 메우고, 산에 구멍을 뚫어대나. 사회간접자본 중심의 투자로 균형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설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모든 지역이 산업화되는 것이 균형발전인가?


결국 문제는 공간적인 균형이 아니라 사람 간의 균형이 아닐까. 지방민들이 원하는 것이 삼성전자 공장일까? 갈 수 있을지 없을 지도 모르는 서울대 KAIST일까? 내 아이가 다닐 초등학교나 중학교, 내가 집에서 즐길 와이파이 무선망, 노인들 쉴수 있는 경로당, 서울사람들이 즐긴다는 에스프레소 커피, 종종 찾아가서 여유를 즐길 전시회나 공연장, 어떤 종류의 책도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도서관이 아닐까. 나도 지방에서 살았었지만 정말 서울사람들에게 부러웠던 건 이런 것들이다. 포괄적 의미에서 사회 복지. 이를 통한 기회의 균등. 균형발전의 논리는 전면적으로 쇄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정부가 그 땅의 자산을 활용해 나갈 수 있는 권력의 분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댓글 3개:

  1. 전국 관공서를 하나씩 지방에 뿌려놓으면 지방균형발전인가효? ㅎㅎ 그런 소린 하나마나한 소리죠. 차라리 그거보단 삼성전자를 뿌리는게 낫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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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균형발전전략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 그리고 아직까진 현실정치에서 힘을 쓰고 있지못하는 그의 추종세력으로 볼 때 균형발전정책이 실패는 아니더라도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죠. 이제 한나라당이 그 실패를 확정하는 마침표를 찍으려 하는 거구요.



    정부주도의 낡은 방식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경험상 어느 수단, 방법도 신통치 않았기에 정부기관을 내려보내려 하는 거고 그러려면 정부자신이 주도할 수밖에 없지요. 현재까진 님이 말씀하신 공연장, 전시장 등등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전을 이루기 위한 가장 강력한 견인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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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사가면서 비공개로 돌리다보니 이 글에 덧글이 달렸군요.

    여러 말 하고싶지만 핵심적인 말 한마디만 하자면, "균형발전"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할 때란 점입니다. 어멍님이 말씀하시 듯 삶의 질 개선이라면 이건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입니다. 이걸 명확히 해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 공약, 혹은 이전 공약이 필요한 건 부동산 시장과 결부된, 국민개개인들도 엮여 있는 일종의 공모 때문입니다. 또한 개발정책수립을 통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정부부처의 개발지향성 때문입니다.

    수도이전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빼어든 정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안이 옳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특정 지역에 대한 투자나 이전은 다른 지역에서 지역주의 담론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할 뿐입니다. 여기에는 민주주의도, "균형발전"도 설 자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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